노가다 칸타빌레
책을 읽은 계기
자신이 직접 격은 일을 쓴 책은 힘이 있다. 상상에서 나온 이야기가 아니고 실제 경험담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대리사회’가 그랬고 ‘나는 아파트 경비원입니다’가 그랬다. 후자 같은 경우는 글에서 작가로서는 다듬어 지지 않은 투박함이 느껴졌지만 실제로 경험하고 느낀 것을 쓴 것이이게 독자를 끄는 힘이 있었다.
그리하여 이 책을 집어 들었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조금의 의심이 있었다. 아무리 경험담이라고 해도 나와는 정말 거리가 먼 ‘노가다’ 이야기가 재미있을까? 공사판의 이야기가 지루하지는 않을까 하고 말이다.
게다가 책을 한 번 휘리릭 넘겨 보았는데 공사장에서 쓰이는 각종 장비 그림이 나와 있었다. 40대 여자 사람인 나와 공사판에는 간극이 너무 컸다.
완전 반전
하지만 책을 들고 글을 읽어 나가면서 깜짝 놀랐다. ‘노가다’ 이야기가 재미있을 수 있다니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도 중간 중간 혼자 많이 중얼거렸다. ‘허! 내가 지금 노가다판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고 있는거야?’
32살에 이혼한 글쟁이. 그가 현실도피와 생계유지를 위해 선택한 곳이 노가다판이다. 글쟁이와 노가다라니. 완전 물과 기름의 조합인 것 같은데 작가는 물과 기름을 제대로 섞었다.
노가다에 대한 관심은..
생각해 보면 내가 노가다에 아주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닌 것 같다. 가끔 운전을 하면서 지나는 공사판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보게 되면 저 사람들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어떻게 저 일을 하게 된걸까? 라는 궁금증이 생기곤 했다.
게다가 가끔씩 공사장에서 일하는 여자분들을 본 적이 있었다. 주로 안전조끼를 입고 공사장 옆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신호를 주는 역할이었다. 그 사람들을 볼 때 마다 도대체 저 여자분들은 어떤 연유로 여기 와서 일을 하게 되었을까?
저렇게 일을 하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같은 궁금증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내가 전혀 알 수 없는 분야이기 때문에 상상조차 하는 것이 힘들어서 더욱 궁금해 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난 이제는 그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머리 속으로 나 혼자 여러가지 상황을 그려볼 수 있을 것 같다.
사람 사는 곳은 같다
그 어느 곳이나 사람 살아가는 곳은 같다. 약간의 결이 다르다는 것만 빼고는 말이다. 공사판의 삶의 결은 완전 거칠지만 결국 돌아가는 이치는 어느 곳이나 같다. 약삭빠르고 이기적인 사람들은 어떻게든 제 몫을 챙기려 하고, 그 와중에서도 성실하게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은 주위의 인정을 받는다.
공사판에서는 거친 노동자이지만 가정에서는 딸에게 쩔쩔매는 아빠이기도 하다. 작가는 그 이야기를 우리에게 생소한 공사 현장의 모습과 함께 알려주고 있다. 나와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는 것, 내가 평생 경험해 볼 수 없는 것을 책으로 나마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이런 책들이 주는 엄청난 에너지이다.
다음에도 이렇게 자신이 경험한 삶의 현장을 쓴 책을 발견한다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책을 집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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